그 옛날 바람에 실려간 꽃향기가
다시 바람에 실려와 꽃향기 그윽하게 풍긴다
불안한 미래를 껴안고 시작했던 어설픈 삶이
어느덧 사십 성상이 지났다니?
뇌리에 잠겨 있는 기억을 들척거려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의아함에
다만, 세월의 덧없음과 무상함에 고개를 숙인다
당신과 나 둘이 가운데 서 있고
함께 찍은 사진 속 많은 사람의 얼굴
손가락 끝으로 꼭꼭 찍어가며 눈길로 훑어보다가
깜짝 놀라 침울해지는 아픈 세월
이 땅에 계시지 않은 행방에 마구 서럽기만 하다
잘 살라고 한 푼 두 푼 모은 돈 내 놓으셨기에
이 시를 쓰다가 두 눈에 뜨거운 이슬이 맺히고
가슴이 미어지다 뼛속에 거센 파도가 인다
내가 당신께 드리는 작은 선물은
붉은 장미꽃 사십 송이 한 다발이라오
우리 남은 생애 엿가락처럼 늘여보고
고무줄처럼 길게 당기며 살아봐요
장미꽃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살며
붉은 장미처럼 화려하고 아름답게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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