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에 들어가서 노년에 나오니
빠져나온 듯 후련하기만 하네
머리에 인 짐 내려놓고 등 진 짐 내려놓니
홀가분한 몸과 마음 날 것만 같구나
가던 길 멈춰 달려온 길 바라보면
까마득한 옛길에 널려 있는 추억 그리움
아쉬운 마음 달래며 꿈속에 젖어
하나씩 주우며 가을 속을 걸어가야지
길은 끊어져 없어지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어져 있어
하던 것 모든 것 버리지 못하고
언짢고 싫어도 함께 가야 하겠네
임께서 주신 선물 풀어보고 또 풀어봐도
임이 날 사랑하는 줄 미처 몰랐네
고운 손 고운 선물 가슴에 품어보면
임이 베푼 정성 내 맘에 스며드네
지나온 추억에 얽매어지고
따뜻한 임의 마음 나를 울려줘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게
달려온 길 달려갈 길 또 이어 놓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