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潭(炯曉) 2020. 5. 6. 09:34

오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한
스물한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