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벌리는 손
자식이 어릴 때는 부모에게 손을 벌렸다
벌리지 않아도 부모는 쥐여줬다
자식에게 수입이 생기면 부모의 수입은 줄고
때가 되면 자식은 결혼하여
부모의 품을 훌훌 떠난다
자식이 자식을 낳으면 생활이 번거러워
생활비는 늘어나고 시간에 쫒기다가
부모와 점점 멀어지기에
부모는 품안에 자식이란 옛말을 떠올린다
그래도 부모는 자식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자생적 삶을 지탱하는 심각한 노력 끝에
자식에게 짐을 지우지 않으려 가슴을 쓰다듬는다
가끔 전화가 기다려지고
거칠어진 손을 벌리고 싶은 것은
계수적인 금전이나 질량적인 물질이 아니라
자식 키울 때 쏟아낸 뜨거운 사랑을
조금이나마 되돌려받고 싶은
뜨거운 눈물의 주름진 손바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