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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좋은글

커피를 탄다

by 小潭(炯曉) 2007.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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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탄다/

태울수록 향 진해지는 커피를 앞에 놓고/

타는 냄새만 나는 나와 너를 들여다본다/

골고루 태워야 좋은 맛이 되는 줄/

가슴 부위만 태우는 사람이야./

너무 태우면 버려야 한다/

덜 태우면 비릿한 사람 사이//

 

서로의 입에 구순해지기 위해/

태우고/

가루가 되는 아침/

부서지지 않고서는 맛이 되지 않는다/

잘게 부술수록 향도 도타워지는 법//

 

콩콩 가슴을 부순다/

네 가슴도 부수고 내 가슴도 부수자/

부서져야 산다고/

정치고 경제고 문화며 교양도 무람없어지는데/

맛이 나오지 않고/

상처만 깊어지는 원두다//

 

커피 한 잔을 홀로 마시며/

태울 것과 태우지 않을 것들이/

부글대는 시간을 끓인다.

-김유선 ‘커피 타임’(신작시집 ‘빈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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