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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시 모음

콩국수 한 그릇

by 小潭(炯曉) 2010. 7. 27.

 

 

배경음악 김영동의 세월 

 

콩국수 한 그릇

권용익

 

 

온 뼈마디 쑤신 다면서

뙤약빛 쏟아지는 한낮

화덕에 불 지피신다

 

건들면 툭 터질 것 같은 노오란 콩

잘 익으라 이리저리 지면서

불길 맞추며

푹 삶아질 때까지

갓 갈아온 밀가루 반죽하며

흘린 땀 한 바가지

 

잘 익은 콩 한 주먹씩

맷돌에 넣고 돌릴 때마다

욱신거리는 고통쯤 야

부서져 나오는 포말에 까마 득 잊고

별미 한 그릇 먹이려

애쓰시던 모정 母情

 

여름 한낮 넓은 마당

당신 모습 보이지 않고

그때 그 환영

눈앞에 떠오르는 날

생각나는

콩국수 한 그릇

 

사랑 한 줌

덤으로 올려주시고

얼음 한 조각 같은

지혜 주시던

어머니 손맛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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