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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일상에서

사촌형부

by 小潭(炯曉) 2016. 8. 1.

 

 

이 남순

사촌언니의 이름입다

우리친정은 1910년대  을축년 장마로 서울이 물에 잡기자

대흥동 꼭대기로 이사와서 터를 잡았답니다

마포 인근에 씨족처럼 모여살아가고 있었습니다

6.26사변으로 심장이 약한 큰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상복입은 채로 눈물 흘리며 남순언니는 주 홍순 형부와 결혼하여

아현동으로 시집을 갖습니다

 

월남한 형부는 아현동에 정원넓은 한옥집을 마련해놓고

남동생 대학 공부를 가르치는 중이었지요

 

평생근면과 성실함으로 자녀들과 형제애로 모범을 보이셨답니다

남동생과 단 둘이 월남하신 형부는 처가와 자별하셨답니다

 

팔순이 넘으셨어도 모래주머니 다리에 걸고 운동하시고

자신의 건물 청소도 직접 하신다며 언니가 매우 건강하심을 이야기 하시곤 했는데

목욕탕에서 너머지신후 전신마비로 의식만있으시지 전혀 말씀도 못하시고 거동을 못하시는데...

언니 장례 삼일간 휠체어에 앉으셔서 조문객을 맞이하시며

육춘 오래비 왜 안오는냐고...

병중인 학기오빠 그 밤에 모셔와서 언니 마지막길에 인사하게 하셨답니다

 

단정하고 지혜로운 언니는 남편 존중하며 순종하는 살림알뜰이 하고 저축하며

개미처럼 재산을 모으고 네명을 아이들 뒷바라지 한 현숙한 어머니 였답니다

아현동 재개발로 봉천동 상가 건물로 이사하여 사시는 중에 언니가 치매가 발병하였답니다

 

아현동에  아파트로 들어와서 사시며

아현동은 고향과 같은 곳이니 이 아파트는 팔지 말라고 하셨는데...

하나뿐인 아들은 일산에 터를 잡아 못오겠다고

딸들도 각자의 삶의 터전이 있으니....

 

자녀들 봉양 받으시며 메르스가 한참이던 작년 여름에

83세에 언니는 집에서 마지막 임종하시고

일년여 만에 형부도 소천하셨읍니다

올해가 92세

 

요즘 젊은이들 부모들 요양 시설로 보내는데...

그 어려운 일을 묵묵히 감당하며

끝까지 부모님 곁에서 돌보아 드린

조카들 효심에 넘 감사했답니다

 

이북 오도민을 위해 마련된

파주 동화 경모공원에 안장하시던날

사진 몇장 찍어 왔답니다

 

 

 

삼일간 장례 절차를 눈빛으로 다 감당하시던 형부

항상 따스함과 자상함으로 형제들을 보살피셨던

형부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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