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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시 모음102

기도 기도 草堂/ 권용익 키 작은 삭개오처럼 뽕나무가지에 올라 당신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는 삶이 그리운 날 서울 한구석 어둔 세상 그림자처럼 검게 피어난 개나리꽃 바라보며 흘린 눈물 망망대해 외로운 배 한 척 방향 잃은 선장의 씁쓸한 미소처럼 고장 난 나침반 위에 서서 방황하는 형제들의 얼굴 이 .. 2009. 3. 26.
다듬이 소리 다듬이 소리 草堂 /권용익 앞집 뒷집 앞서거니 뒤서거니 장단 맞추어 두르리는 소리 다듬이 소리 옷감이 있건 없건 한 차례 두드리고 나면 막힌 속 풀릴 텐가 하루 이틀 멀다 속절없이 시퍼렇게 멍들어도 내색 하나 없었는데 마루 귀퉁이에서 뒤편으로 내몰리다 추녀 끝으로 버려져 아득한 추억만 남.. 2009. 2. 6.
홀연히 별 하나 떠 있어 홀연히 별 하나 떠 있어 *백 원기* 내가 꽃다운 나이였다면 그전처럼 명동 거리에 나가 수많은 인파에 떠밀려 보고 떠들다 웃고 배회하다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와 요란한 캐럴 소리에 들뜨고 싶었을 테야 지금은 중천에 솟던 해가 뉘엿거려 상념에 잠긴 시간의 흐름이 왠지 좋아 하늘에는 홀연히 별 .. 2008. 12. 26.
코메리칸 코메리칸 草堂 /권용익 얼굴은 아비를 닮고 말은 어멈의 말을 한다지 어느날 허기 면하려 깊은 밤 고향 등지고 찾아든 기지촌 구석에서 걸쭉한 음악 소리에 귀 막고 비어 몇 잔에 마음 열어논 어멈에게 아비는 씨를 뿌려놓고 아메리카로 돌아갔다지. 2008.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