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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시 모음102

안타까운 꽃 한송이 안타까운 꽃 한송이 백 원기 시린 밤하늘에 별들은 따뜻한데 땅위엔 촉촉한 물기 하나 없는 얼굴 나는 할 말을 잊고 속울음만 삼킨다 당신은 웃고 웃던 아름다운 꽃 한 송이 그렇게 화려한 꽃 피더니 언제부턴가 물도 없고 햇볕도 없는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여위어가는 당신의 얼굴 생각.. 2011. 1. 24.
쓸쓸한 둥지 쓸쓸한 둥지 **백 원기** 윤기 없는 날개 퍼덕이며 어미 새는 느릿하게 들락거린다 오랜 세월에 퇴색된 깃털마저 하나씩 바람에 날려가고 허술한 모양새가 측은하다 한때는 새끼 새를 데리고 높이 올라 날개 치며 훈련하던 어미새 먹이를 물어다 새끼 입에 물려주고 지푸라기, 잔 나뭇가지 물어다 따뜻.. 2010. 12. 28.
흔들리는 창문 흔들리는 창문 **백 원기** 겨울 이맘때면 찾아오는 소리 작은 방 유리창 문을 흔들며 열어 달라고 졸라댄다 캄캄한 새벽 가만히 흔들다가 어떤 때는 크게 흔들어 덜렁거리는 소리 내 마음의 깊은 잠을 깨우고 뇌리에 깊숙이 잠들고 있는 지나간 꿈들을 깨워 하나씩 튀어나와 마중 나오길 바란다 창틈.. 2010. 12. 28.
우울한 날이 오기 전에(천 번째 시) 우울한 날이 오기 전에(천 번째 시) **백 원기** 오늘같이 갈색 잎이 떨어지는 날엔 세상이 우울한 빛으로 물들어간다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나면 세월의 수레바퀴만 덜커덩거리고 기대하던 마음, 간절하던 마음이 모두 회색빛 우울한 빛깔로 남는다 무언들 생각하지 못할까마는 감히 들어내기 싫어하.. 2010. 11. 26.